나의 이야기

암실작업을 체험하다.

photoart 2013. 6. 8. 16:45

 

 

 

평소 사진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덕담과 조언을 해 주시던

울산흑백사진연구회 김양권 회장님.

"오늘 사진작업이 있으니 같이갈래?" 하고 물어 보신다.

작업장은 자주 들렀지만 작업하시는 모습은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당연히 ok다.

 

 

645필름으로 경주에서 담으셨던 사진이다.

예전동아리방에서 암실작업을 본 적은 있지만

지금은 느낌부터가 다르다.

 

 

필름을 보면 회장님도 적정노출에서 가감을 주어 노출브라케팅을 하신듯.

요즘 디지털카메라도 때에따라 노출브라케팅을 하지만

그자리에서 액정화면으로 촬영결과를 모두 볼 수 있다.

하지만 필름은 현장확인이 되지 않으니

거의 필수로 브라케팅을 해야한다.

참고로 645필름은 한롤에 16컷나온다 -,.-;

 

필름캐리어에 고정.

다시 테이프로 필름네모서리를 붙이니

깔끔하게 고정완료.

 

인화준비하는 과정.

한쪽벽에 인화지케이스가 가득한데

모두 아그~ 상표들.

지금은 생산이 되지않아 아쉬우신듯.

 

 

흑백사진을 오래하신 회장님의 작업시간에는 군살이 없다.

등이 꺼지고 인화지가 정착액에 들어갈때까지

잠시 쉬는 딜레이 타임도 없이 일사천리다.

가장 많은 시간을 잡아먹는 작업이

역시 인화기에서의 다찡과 버닝작업.

 

 

맘에 드는 사진이 있는데

노출이 오버되었다고 안타까워 하신다.

 

노출이 안맞을 수록 인화작업에 손이 많이 가게 된다.

결국 어렵지만 맘에드는 사진으로 인화하기로 결정

인화기에서 필터를 이것저것 바꾸어 가면서

다찡과 버닝을 반복한다.

아마도 한장 인화작업에 10여분 될듯 하다.

 

이런작업이 모두 수작업이기 때문에 결과물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맘에 들지않으면 이 모든작업들을 반복해서 또하나를 만든다.

 

그리고 나는 필름의 풍부한 계조에 또한번 놀라게 되고.

 

결국 총 36장을 인화해서 원하시는 사진을 만드셨다.

만세!!

 

 

현상.정지.정착 순서대로 목욕을 시킨다.

폰 카메라라서 작업방해되실것 같아

전 과정을 담지는 못했다.

 

 

정착액에서 나온 사진은 마지막으로 물에들어가서 씻어낸다.

그리고 물에서 나오기 까지의 사진은

인화 이상으로 손이 많이 간다.

앞뒤로 붓으로 물로 깨끗이 씻겨내고 다시 물뿌리고

헹구고 또 앞뒤로 씻겨내고.... 끙~ 대단하시다.

 

그러지 않으면 사진이 누렇게 변한다고 한다.

옛날 사진 누렇게 변한것은 사진사가

깨끗이 씻지 않은것이라고....

 

 

인화가 된 사진은 이렇게 물에들어가기전에 기록을 남기고...

인화시간. 조리개. 필터. 날짜....

 

 

 

 

흑백필름사진을 하시는 김양권 흑백사진연구회 회장님.

디지털에 익숙해 있는 나로서는

회장님의 사진작업이 또다른 세상을 옅본듯한 느낌이 든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대비라고나 할까.

메모리하나에 수백컷을 찍어와

컴퓨터앞에 앉아서 사진을 고르고 보정작업과 인화까지하는 지금의디지털사진.

필름이라는 저장매체로 십수컷을  찍어서

결과물이 나오기 전엔 알 수없는 일련의 작업을

모두 수작업으로 암실에서의현상 인화되는 필름사진

 

조금 더 엄밀히 말하자면

지금의 나는 호강하는 기분이다.

모든작업을 이렇게 약품냄새가 나지도 않고, 서서 오랜 작업을 하지도 않고,

원하는 작품을 만들기위해 여러 수십장 인화하지도 않고,

모니터로 결과물을 미리 보며 작업을 할수 있으니.

 

하지만 오랜시간을 냄새자욱한 어두운 암실에서

만들어지는 한장의 작품에서 나오는 느낌의 차이는

분명 있다.

 

암실작업중에도 느낄 수 있었고,

결과물을 보고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사진은

지금의 디지털카메라로는 만들지 못한다는것을...

 

 

 

36번만에 완성된 사진을 내게 주셨다.

나에게 잊지못할 선물을 주셨다.